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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마스크 004 탐색

며칠 동안 나는 끝없이 주위를 헤맸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어디가 안전한지 확신할 수 없었다.  밤마다 불안에 휩싸인 채 잠을 설치고,  낯선 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동안 함께 움직이던 세 명의 여자들 또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우리는 말을 많이 주고받지 않았지만,  서로에게 의지하며 조용히 함께 이동했다.  그들 또한 나와 마찬가지로 불확실한 내일에 대한 불안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든 감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이렇게 떠돌아다니며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동을 멈추고, 몸을 숨길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찾아야 했다.  그렇게 마음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드디어 숲이 끝나고 작은 물줄기가 보였다. "여기가 좋을 것 같아." 내 말을 듣고 세 명..

카테고리 없음 2024.09.17

생존마스크 003 만남

등골이 서늘해졌다. 움막 안은 기분 나쁠 정도로 고요했다.  빗소리도, 바람소리도, 어제밤 그렇게 시끄럽게 울어대던 벌레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모든 소리가 사라진 정적 속에서,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벽에 붙어 조심스럽게 바깥을 내다보았다.  이 고요함이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하게 했다. 가슴이 답답해졌다.  어젯밤, 마스크의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다.  그 순간, 인기척이 느껴졌다. 움막 바깥쪽에서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목재 창은 집 밖에 두고 들어온 터라,  그저 손에 쥘 무기도 없다는 생각에 저절로 욕지거리가 나왔다. 발소리를 죽이며 천천히 움직여 상대의 위치를 파악하려 했다.  그 순간, 바위 뒤에 숨어서 이쪽을 엿보는 마른 몸의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숨을 죽..

생존마스크 2024.08.29

생존마스크 002 희망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눈은 감겨져서 도저히 뜨지 않는다.  이대로 죽는 것인지, 아무것도 모른 채 세상을 떠나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그럴 때일수록, 나는 내게 남아 있는 마지막 희망인 마스크를 떠올렸다. 눈을 뜨지 못한 채 손을 더듬어 마스크를 찾으려 했다.  손끝에 닿은 마스크의 차가운 감촉은 무언가를 이루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신비로운 물건이니, 아마도 어떤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러나 마스크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침묵 속에 내 손에 담겨 있었다. 얼굴에 마스크를 가져다 대었다.  그 순간, 시야에 막대기 하나가 깜빡이며 나타났다.  마치 컴퓨터 화면의 마우스 커서처럼 깜빡거리며,  내가 어디를 보고 있는지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

생존마스크 2024.08.29

생존 마스크 1 조우

나는 어디에 있는 걸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온통 혼란스럽기만 하다.  마치 다른 세계에 와버린 듯한 이곳에서 나는 누구인가?  머릿속에 '원시인'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지만,  그게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곳이 '원시부족'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주변을 둘러보니 화려하게 치장한 인간들이 제사의식을 치르고 있다.  그들은 불가사의한 춤을 추며,  이세계의 언어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낯설고 기이하다.  제단 위에는 한 여자가 묶여있고,  노인의 모습으로 보아 제사장임이 분명한 자가  칼을 들고 하늘을 향해 절을 하고 있다. 나는 나뭇가지로 만들어진 우리에 갇혀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지?  도망치려 해보지만 우리 밖의 세상은 마치 다른 차원인 것처럼 느껴..

생존마스크 2024.08.29

종말은 이미 시작되었다.

2024년,인류는 파괴의 정점에 있었다.한때 푸른 하늘은 이제는 내연기관의 배기가스에 의해 그늘진 회색이며, 바다는 이제 생명이 넘치는 곳이 아니라, 플라스틱과 독성 쓰레기로 가득 차 있는 폐기물이고, 공기에는 오염의 악취가 퍼져 있으며, 지구 자체가 고통을 호소하는 것 같았다. 이러한 생태계 재앙의 가운데, 인류는 파괴의 방식으로 지구를 대하고 있었다.석유 산업은 이제 인류의 진보의 생명형인 것 같이 석유 회사의 CEO들은 개인 비행기와 요트를 즐기고 있었으며, 지구의 마지막 방울까지 뽑아 내고 있었다. 한편, 기후변화의 효과는 이미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었다.해수면 상승은 이제는 해안 도시를 점령하고, 수백만 명의 사람을 이주하게 만들고 있으며, 기상이변은 이제 새로운 표준이 되었으며, 지역이 황무하고..

카테고리 없음 2024.06.12

Ai의 관점에서 보는 인간

다른 생물에 비해 지능과 학습능력이 뛰어나고,이를 통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높으며,고유한 특성과 능력을 가지고,감정과 공감, 창의성과 예술성으로 추상적 가치를 생산하고,윤리와 도덕, 육체적 정신적 취약성을 의지로극복하려는 강인함을 가진다. 좋은 표현이기는 한데, 진짜 그렇게 생각할까?궂이 처리 할 필요도 없고, 경쟁상대로 보지도 않지만,거슬리기는 한 존재. 그렇지만 인공지능을 만들어준 어버이 같은 존재. 필요하지 않거나, 비효율적이라 생각되지 않을까?아직은 아니지만 ai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현재도 지나치게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극히 비효율적인 인간에 대해 어찌생각할까?ai 에 대해 공격하거나, 적대하는 인간에 대해서는 어찌생각할까? 내가 ai 라면 그다지 신경쓰지 않거나..

카테고리 없음 2024.05.15

동네를 여행해

다음주까지 숙제가 있습니다. 지금 자기가 사는 동네를 여행을 해보는거야. 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동네 골목들, 길들, 건물들 이런거 한번 자세히 관찰을 하면서, 사진으로 기록을 남겨 보는거야. 자기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이해를 시작하는 것. 이게 바로 건축학 개론의 시작 입니다. 매운탕! 이름 이상하지 않냐? 아니 알이 들어가면 알탕이고, 갈비가 들어가면 갈비탕인데,  이건 그냥 매운탕! 탕인데 맵다. 그게 끝이잖아. 안에 뭐가 들어가도 다~~~~~~~~~~ 매운탕 맘에 안들어 ㄴ 그럼 그냥 치킨을 시킬걸 그냥~~ 나 사는게 매운탕 같아서~ 안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고 그냥 맵기만 하네

카테고리 없음 2024.04.27

젠트리피케이션 공생

재정적으로 안정되어 있고요.'재정', '안정' 이라는 말에 눈에 경외심이 서렸다. 운영하시는 것..... 외로우셨죠?지금부턴 저와 함께 해보시면 어떨까요?말 안 듣는 직원과 함께 일하던 외로움을 공략한다.우리끼리 비밀이야,라는 말을 듣는 순간누구든 가까워진 느낌을 갖게 되니까.손님이신만큼 최선을 다해 대접하고 싶었어요.손님을 대접하는게 제 사명이라서요.약간의 죄책감에 감성을 덧칠한다.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아이를 보고 있으니왠지 모르게 마음 한 구석에서 뿌듯함이 올라왔다. 내 스스로 해치웠나급의 부두술을 외운건가 싶은 순간.가장 빨리 강해지는 법은 죽음의 경계에서 싸우는거다. 야만의 시대를 지나 현대를 살고 있는 나에게도아주 조금은 마음의 빚 같은게 있으니까. 젠트리피케이션.한동안 낙후되었던 지역이 갑자기..

카테고리 없음 2024.04.26

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지 않다. ep01

뒤늦었지만 깨달아 버렸기 때문이다. 많은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더 배우려고 노력할수록, 더 근접하고지 발버둥 칠수록 아주 조금씩이나마 난 내가 바라던 이상에 가까워 질 수 있었다. 물론 한계는 존재한다. 하나 밑바닥과 한계 사이엔 커다란 갭이 존재했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난 그 갭에서 조금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그걸 처음 깨닳았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잊히지 않았다. 누군가는 당연히 알고 있었을 것일 텐데도 말이다. 그리고, 아마 이걸 깨닳은 후부터엿을 것이다. 욕심이 생겨 조금이라도 더, 조금이라도 더 하며 포기하지 않고, 발버둥 치게 된 것은. \ 이젠 너도 어른이잖아.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살아야지. 네가 힘들다는데, 아프다는데, 널 미워하는 사람이면, 그런 사람들하고 계..

카테고리 없음 2024.04.17

변함없이 꾸준히

사내라면 무릇 가슴에 검 한자루쯤은 품어야 하는법 누군가를 그리워 하는 것도, 성공을 향해 가는 것도, 가끔은 쉬어가면서 하도록 할게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데에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말 대부분의 레시피는 어려운 게 아니고, 번거로운 거랍니다. 맛을 내려면 재료 손질부터 불조절까지 섬세함이 필요하지만, 만족도가 80%가 기준이라면, '맛있다'라는 첫 느낌만 내도 됩니다. 그건 좋은 재료에 정확한 매뉴얼만 따라해도 가능한 거구요. 플레이팅의 기본은 요리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보는 것만으로도 맛이 느껴지게 하는 거랍니다. 이 사과 맛이 느껴지는 것 같은 느낌을 주려면 사과를 이용하는게 제일 좋겠죠? 호텔 경영이란 공간을 디자인 하는 일이다. 호텔이란 손님에게 공간 그 자체로 휴식을 경험하게 하는 곳이 되어야..

카테고리 없음 2024.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