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음식장사가 어렵다.
음식만 잘한다고 능사가 아니니까
구석구석 깨끗하잖아.
건물이 오래됐는데도 이정도로 깔끔한 집은 드물어
주방도 오픈 주방이고
1차상권에서 맛집으로 자리매김하면,
차타고 30분에서 1시간 거리인
2차상권으로 진출할 기회가 생기는 법.
2차상권에서도 성공적으로 이름을 날리면
비로소 전국구에서 찾아오는 맛집이 될 수 있는것이다.
깔끔한 주방, 철저한 위생관리,
그리고 꼬장꼬장하게 정석을 고집하는 맛까지
술파는 순간, 상상도 못 할
기상천외한 일들이 저녁마다 계속 생길거에요.
국밥집에서 쇼잉(showing)은
단연코 거대한 육수냄비와 능수능란한 토렴이다.
그럼 지금부터,
<합재국밥0212>의 현재와 미래비전, 시스템
그리고 수익구조까지 찬찬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음식의 맛이 차지하는 비율은 30%밖에 안돼요.
입지조건 그것부터 잡아야죠.
프랜차이즈는 점포수를 늘리는거보다
오래가는 매장을 만드는게 더 중요해요.
가장 처음은 부동산 업장을 돌아다니면서
자존심을 굽히는 일이죠.
보통 초짜들은 티가나서
부동산에서도 좋은 취급 못 받아요.
거기다 대고 좋은자리 있으면
꼭 연락달라고 굽실거리고,
이러는거 되게 자존심 상하거든요.
두번째 관문은 망한 식당들을 직접 두눈으로 볼때
이렇게 괞찮아 보이는 가게도 망할 수 있다는 현실을,
처음으로 목격하게 되는거죠.
제가 거짓말을 잘 못해서
솔직하게 말해드리는 겁니다.
다른데서는 그냥 가게 주인이 몸이 안좋아서 그렇다.
멀리 이민을 가게됐다.
이런식으로만 말해주거든요.
장사 잘되니까 옆 점포까지 인수해서
가게를 확장한 거에요. 근데 이혼당했어요.
장사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가정에 소홀했던거죠.
그도 그럴게 저도 이 가게 불 꺼진걸 못봤어요.
새벽에 나와서 새벽에 들어가니
가족들 얼굴 볼 틈이나 있겠어요?
그렇게 이혼하고 나니
막상 가게에도 집중을 잘 못하더라고요.
그러다 손님들 하나둘 떠나서 결국 망하게 된겁니다.
애들 얼굴보면서 저녁먹은게
언제인지 까마득했다.
그런생활을,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두달도 아니고, 평생?
여기 널린게 식당인데. 흥하지 않으면 망하는거죠.
예비창업자로서 뼈아픈 말이었다.
무슨 공사한다고 시장을 폐쇄한적 있거든요.
한 여섯달인가?
그때 못버티고 망한집이 많은데 그중 하납니다.
세상에 망하는 가게들이 이렇게 많구나.
가게가 침수되는 바람에 한동안 장사를 못했죠.
거기서 손실이 꽤 됐고,
침수된김에 인테리어 싹 갈아엎으려고 했는데,
인테리어 업체가 돈만들고 날랐답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건물주가 곧 임대료를 올리겠다고 하니
더 버티지 못하고 나가게 된거죠.
자연재해, 사기, 그리고
건물주의 일방적인 임대료 인상통보
얼마나 다양한 이유로
가게가 망할수 있는지 보여주는거 같네.
작고 소박한 가게하나 마련해서
행복하게 사는 것뿐인데,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가 않았다.
'음식 맛 하나 좋다고 안심할 수가 없구나.'
모르고 시작하는 것보다는
알고 시작하는게 훨씬 나아.
예방주사를 맞는 셈이니까
가맹점의 점포수에 집착하면
이런 단계를 생략하기 쉽다.
한달에 최소한 얼마를 벌수있다는
감언이설로 속여,
일단 투자해서 가게를 차리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달리는 간판 하나하나가
전부 브랜드의 홍보가 되니까
소비자들이 프랜차이즈에 기대하는 게 무엇인가?
미슐랭급으로 맛있는 것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실패하지 않는 대중적인 맛.
일관된 퀄리티. 그리고 믿을만한 위생.
이런 장점들이다.
지점별로 맛에 차이가 생기고,
위생 점검에 소홀해지면
'프랜차이즈'를 찾을 이유가 하나둘 사라진다.
금방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설득하면
당장에라도 음식점을 오픈할수 있겠지.
하지만 음식장사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제대로된 정신무장없이 시작했다간
금방 지쳐 나가떨어지기 쉽다.
직접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많으니까.
기본적으로 오피스상권은
좋은상권이라 말하기 힘들어요.
왜냐하면 주말장사가 잘 안되거든요.
물론 안좋은 상권을 만회할 수 있는
다른 필살기가 있으면 괞찮다.